신동엽 시에 나타난 환경윤리의식 연구
- Abstract
- 신동엽에 대한 그동안의 연구는 주로 그가 현실 참여 시인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본고는 신동엽의 시세계를 환경윤리라는 관점으로 고찰해 봄으로써 그의 작품에 대한 논의의 지평을 확대하려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그의 작품의 가치와 의의를 다시 한 번 점검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보겠다.
환경윤리란 인간과 그 인간을 둘러싼 자연 환경 간의 관계를 고찰한다. 그리고 인간의 생산이나 소비의 다양한 활동 결과에서 야기된 자연 환경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우리 인간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하는 인간의 행동방식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환경윤리학은 현재의 환경위기에 대해 기본적으로 세 가지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첫째는 자연 생존권의 문제에 대해 인간뿐만 아니라 생물의 종, 생태계, 경관 등에도 생존의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지구 전체주의 입장에서 지구의 자원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욕망을 제한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세대는 미래 세대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윤리의식은 신동엽의 시론과 시에도 찾아볼 수 있다. 신동엽에게 산업화는 서민계층을 절대적 빈곤으로 내몰고, 인간으로 하여금 맹목적 기능인으로 전락시키는 부정적인 것이었다. 농경을 통해 자연과 밀착된 생활을 하던 사람들은 산업화로 인해 물질문명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도시로 이동하게 된다. 전통적인 농경생활에서 자연에 순응하며 살았던 인간은 도시의 기계문명으로 인해 자연의 순수한 삶의 터전을 상실하게 되었다. 그리고 인간이 자연을 이용하고 지배하려 하면서부터 인간과 자연과의 조화는 깨어지기 시작한다. 이로 인해 현재 심각한 환경위기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신동엽은 시에서 평등과 공존의 윤리와 순수한 생명추구의 가치를 추구하였다. 환경 위기는 자연 환경의 문제인 동시에 가치관과 윤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신동엽은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 사이의 수평적 관계를 추구한다. 그리고 그의 사상은 자연과 인간이 하나라는 만물 일체사상으로까지 확대된다. 이는 궁극적으로 ‘생명’의 추구로 귀결된다.
신동엽은 시의 본질이 ‘생명의 발현’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생명’을 ‘대지’로 형상화했다. 만물의 근원은 ‘대지’이고 이곳은 모든 생명이 시작되는 곳이다. 그래서 그는 시에서 ‘대지’를 생명을 잉태하는 ‘여성’으로 상징화했다. 신동엽의 시에 나타나는 이러한 자연과의 교감과 생명의 추구는 산업화로 황폐화된 윤리적 가치관의 회복을 꾀하는 것이다.
신동엽은 현대사회를 모순되고 부조리하며, 인간성이 상실된 세계로 인식하고,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었던 세계로 회귀해야 한다고 한다. 이곳은 인간과 대지가 밀착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세계이며, 조화와 상생의 공간이다. 그는 그곳에서 인간이 자연의 순환 속에서 흙과 더불어 살고, 타인을 착취하지 않는 공동체의 삶을 영위하기를 소망하였다.
이러한 공동체의 삶은 같은 시기에 존재하는 인간들뿐만 아니라, 미래 세계에 속하는 인간도 포함한다. 세대는 단절되고 고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미래세대는 현대세대와 도덕공동체로 연결되어 있다. 신동엽에게 있어서 현재는 그 시대로 끝나는 단절된 공간이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해 준비해야하는 영속의 공간이었다. 그는 미래세대에 대한 준비가 현재 세대의 의무라고 생각했다. 시간을 단절된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영속적인 것으로 보았던 그의 사고는 미래세대를 위해 도덕적 의무를 논함으로써 윤리적 지형을 확대했다 할 수 있다.
이상으로 신동엽 시에 나타나있는 환경윤리의식에 대해 살펴보았다. 신동엽의 시가 그가 활동했던 시대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까지 감동과 교훈을 줄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가지고 있었던 인간과 그 인간을 포함하고 있는 사회적 환경 간의 관계에 대한 고민으로 출발한 시작활동이 오늘날의 인간과 환경 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그 해법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 Author(s)
- 손욱희
- Issued Date
- 2013
- Awarded Date
- 2013. 2
- Type
- Dissertation
- Publisher
- 부경대학교
- URI
- https://repository.pknu.ac.kr:8443/handle/2021.oak/24884
http://pknu.dcollection.net/jsp/common/DcLoOrgPer.jsp?sItemId=000001966263
- Affiliation
- 부경대학교 대학원
- Department
-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 Advisor
- 조동구
- Table Of Contents
- Ⅰ. 서론 1
1.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 1
2. 연구사 검토 5
3. 연구 방법 12
Ⅱ. 환경윤리의 이론적 고찰 23
1. 환경윤리의 이론과 흐름 23
2. 환경윤리의 문제제기 31
가. 자연 생존권 보장 31
나. 환경자원의 유한성 33
다. 세대 간 윤리의 당위성 35
Ⅲ. 신동엽 시에 나타는 환경윤리의식 39
1. 비윤리적인 현실 비판 39
가. 분업화와 도시화 비판 39
나. 문명의 윤리의식 부재 비판 51
2. 상생의 실천윤리 57
가. 평등과 공존의 윤리 57
나. 생명추구의 윤리 63
3. 유토피아 지향과 책임의식 73
가. 농촌공동체와 유토피아 지향 73
나.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의식 83
Ⅳ. 결론 90
참고 문헌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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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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